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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의 모습.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에 육박하면서 대출 소비자들이 한숨을 돌리기 어려워졌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지난 25일 기준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3.80~5.87% 수준이다. 상단 금리만 떼어서 보면 5대 은행에서 5.01~5.87%에 걸쳐 있어 모두 5%대인 데다 6%대에 가깝다. 이러한 상승 속도가 이어진다면 연내 6%대는 물론이고 7%대 주담대 금리도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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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인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보면 5대 은행에서 고정형 주담대 상품의 금리는 3.90~5.75%, 상단 금리는 5대 은행에서 4.88~5.75%였다. 하단 금리가 한 달 전보다 낮아진 건 KB국민은행이 한시적으로 다음달 6일까지 고정형 주담대 금리를 0.1%포인트 인하한 영향이다. 상단 금리만 보면 '금리 할인'에도 오름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앞으로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미국 국채 금리가 치솟자 국고채 금리가 최고치를 갈아치워서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주담대 기준이 되는 금융채 등 시장금리도 영향을 받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5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505%로 2014년 9월5일 이후 약 7년 반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변동형 주담대의 상승세도 꾸준하다.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상승하면서 이달에도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와 연동하는 주담대 금리는 0.06%포인트 올랐다. KB국민·우리·NH농협 3개 은행에서 3.48~5.02% 수준이다.
주담대뿐만 아니라 신용대출 등 다른 가계대출 금리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이달 기준(전월 취급된 대출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서민금융을 제외하고 따져도 3.77~4.21%다. 마이너스통장 금리도 4.17~4.62%로 4%대에 안착했다.
대출 장사에 애를 먹는 은행들이 금리를 깎아주고 한도를 늘려주면서 영업에 나서고 있지만 워낙 고금리가 굳어져 '빚투'(빚내서 투자)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가계대출 잔액은 매월 감소세를 보인다. 지난 21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말과 비교해 789억원 줄었다. 지난달에도 전월 대비 가계대출 잔액이 1조7522억원 감소한 바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출, 부동산 정책의 기조가 이전보다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아직은 관망하는 분위기가 짙다"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 정책으로 구체화할 경우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대출 시장에도 조금씩 활력이 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엔 대출 총량 규제 때문에 수요가 몰릴 것을 두려워하면서 대출 문을 걸어잠갔지만 올해는 현장 분위기가 정반대"라며 "그럼에도 아직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은행마다 1분기 이자이익에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출처 :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327081154684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