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가출 20대 등친 금융기관 간부…대출사기로 50억 가로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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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45회 작성일 22-09-20 13:50본문
가출한 사회초년생을 범행도구 삼아 수십억 원의 대출 사기를 저지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금융 상식이 부족했던 20대들은 졸지에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대출을 떠안게 됐다. 범행을 주도한 사람은 금융기관의 현직 간부인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성인 ‘가출팸(패밀리, 가출인 집단생활)’을 이용해 대출 사기를 친 혐의(사기 사문서위조 등)로 현직 금융기관 부장 A(40대) 씨와 가출팸 관리책 B(30대)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범행을 도운 4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A 씨 등은 2020년 1월부터 약 2년간 30여 건의 대출을 받아 총 5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취재를 종합하면 A 씨 일당이 벌인 사기 행각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이들은 1개 주택에 대해 가출팸 명의로 여러 건의 전세자금 대출을 받는 방식의 사기 행각을 벌였다. 은행이 전세자금 대출 시 현장 실사를 하지 않는다는 점과 은행 간 대출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점을 악용했다.
소규모 시행사의 미분양 물건을 활용한 대출 사기도 벌였다. A 씨 일당은 부산 경남 일대의 소규모 시행사에 접근, 미분양 물건을 넘겨받아 전세 계약서를 위조하고 담보 가치를 높인 뒤 대출을 받아 가로챘다. 시행사는 미분양으로 주택 가격의 70~80% 임차 보증금을 받고 임대 중인 주택의 소유권을 A 씨 일당에게 넘겼고, A 씨 등은 임차 보증금이 없는 것처럼 꾸민 위조 계약서를 활용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다. 이들은 대출받은 돈으로 시행사에 주택 가격과 임차 보증금의 차액(주택가의 20~30%)을 전달하고, 나머지는 A 씨 등 4명이 나눠 가졌다.
A 씨 일당은 세상 물정에 어두운 사회초년생을 범행 대상으로 했다. 가출팸 관리책인 B 씨는 가출한 20대 초반의 사회초년생에게 “숙식을 제공해주겠다” “마음에 든다, 같이 살자”며 꾀어 가출팸을 결성했다. 이후 공동 생활비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게 했다. 가출팸에는 지적 장애인 C(여) 씨도 있었다. B 씨는 C 씨를 속여 가출팸에 들인 뒤 C 씨 명의의 보험을 담보로 대출받고, 이후 보험을 해지해 보험금을 가로채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대출받은 돈의 일부를 원리금을 갚는데 쓰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터질 수밖에 없는 전형적인 돌려막기 구조”라며 “만약 범행이 더 길어졌다면 명의자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전국의 전세 사기 사건 중 유일하게 기소전추징보전 인용을 받아 피해액을 줄였다. 이미 12억 원 상당을 인용받았고, 추가로 3건의 기소전추징보전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범행을 도운 시행사와 공인중개사 등으로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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