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부모찬스 주택매수 반토막..자금조달계획서 제출도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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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90회 작성일 22-08-22 15:37본문
단독[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김민영 기자] 신용대출과 부모찬스 등 대출로 끌어올 수 있는 돈을 모두 긁어모아 집을 매수한 영끌족 숫자가 전년대비 반토막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 받은 ‘서울 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자금조달계획서)’를 전수분석한 결과다.
거래빙하기에 접어들면서 주택매수세 자체가 줄어 자금조달계획서를 낸 사람도 절반이나 줄었다. 윤석열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을 완화해주면서 상속·증여를 통해 주택을 취득한 사람 수도 급감했다. 기준금리 인상, 집값 고점 인식,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선 사람 수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김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 지역 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6월 30일까지) 자금조달계획서의 ‘차입금’ 항목 가운데 제1금융권 등에서 신용대출이 체크된 건수는 총 2373건으로 전년(1만3125건)대비 81.9% 급감했다. 올 상반기 기준 통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용대출을 받아 집을 산 매수인이 전년대비 대략 절반이상 줄어든 셈이다.
부모나 친인척 등 지인을 통한 사적대출을 뜻하는 ‘그 밖의 차입금’ 항목 체크건수도 5576건으로 2021년 수치(2만122건)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그 밖에 차입금’은 부모나 친인척·지인 등에게 주택 구매 자금을 빌렸을 때 쓰는 항목인데, 통상 부모 차입금이 대다수다.
주택담보대출 외에 타부동산 담보대출, 대부업체, 캐피탈, 지역단위 조합 대출 등 제1금융권이 아닌 곳의 대출을 뜻하는 ‘기타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고 응답한 건수도 3617건으로 1년전(1만1011건)보다 67% 줄었다. ‘패닉바잉(공황 구매)’ 행렬에 앞장서 서울 집값 상승세를 이끌었던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하는 사람) 실종이 자금조달계획서의 통계로 확인된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MZ세대는 재무 지능이 높아서 집값이 떨어지는 와중에 집을 매수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상투를 잡은 영끌족들이 주변에 있어 이들을 통한 학습효과도 있다”고 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이미 구매력있는 사람들은 시장에서 주택 구매를 완료한 영향도 있겠지만, 가장 크게는 향후 집값 상승기대감이 축소된 영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증여 및 상속 등을 통해 내 집을 마련했다고 응답한 건수는 올 상반기 기준 4347건에 불과했다. 2021년 증여 및 상속 체크건수(1만9244건)대비 4분의 1 수준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새 정부 집권 이후 종부세 완화 방안을 발표하는 등 보유세를 낮춰주는 정책이 발표되면서 자식, 손자 등 가족에게 미리 집을 증여하거나 상속하기보다 일단 보유하자는 심리가 강해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양도세 부담 완화 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라고 봤다.
한편 지난해부터 서울지역의 거래 가뭄이 극심해지면서 집을 매수하기 전에 제출해야 하는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건수도 크게 감소했다. 올 상반기 기준 서울지역 자금조달계획 제출건수는 3만7563건으로 2021년(12만3305건)대비 4분의1 수준이다. 서울아파트 거래절벽과 연동해 자금조달계획을 제출하는 사람 수도 줄어든 것이다.
주택 매수 수요 감소에 따라 서울 거래 절벽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7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는 605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4679건)와 비교하면 87%나 급감했다. 신고 마감까지 열흘 정도가 남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월간 역대 최저 거래량을 기록한 올해 2월(819건)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기준금리 인상, 경기침체에 따른 집값 하락 우려 속에 거래절벽이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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