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으면 바보인가?” 대출연체자 원금 감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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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95회 작성일 21-12-30 09:50본문
정부가 또다시 대출 연체자에 대한 원금감면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재도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빚을 탕감해주지만, 이를 더 쉽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어려운 서민들을 돕겠다는 취지지만,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현상과 어려운 와중에도 꼬박꼬박 빚을 갚는 이들과의 형평성 논란이 일 전망이다. 대선을 3개월 앞두고 신용시장 원칙을 깨뜨리는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소상공인·서민의 재기 지원을 위한 보증부대출 신용회복 지원 강화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보증부대출 신용회복 개선안을 논의했다. 보증부대출은 신용보증기금·서민금융진흥원 등 공공금융기관이 보증을 서고 서민이나 취약계층에 빌려주는 자금이다.
가장 큰 변화는 미상각채권에 대한 원금감면율 변경이다. 현재 신용회복위원회와 금융회사·보증기관 간의 협약에 따라 상각채권(금융회사가 회수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대출)은 최대 70%, 미상각채권은 최대 30% 원금 감면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앞으로는 대위변제(빚을 갚지 못해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주는 것) 이후 1년 이상이 지난 모든 대출 건에 대해 최대 70% 원금감면 혜택이 적용된다. 회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미상각채권’에 대해서도 빌려준 원금 대부분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원금 감면 기준도 대폭 완화된다. 현행 보증부대출은 연체 후 3개월이 지나면 대위변제가 이뤄지고, 대위변제로부터 12개월이 지나면 원금감면 절차를 밟을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대위변제일로부터 6개월만 지나면 원금 감면이 가능하다.
이를 두고 빚을 성실하게 상환해온 대출자들 사이에서는 역차별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가계에 부담이 되는데도 꼬박꼬박 이자와 원금을 납부해온 이들에게는 혜택이 돌아오지 않고, 되레 정부에게 진 빚을 ‘떼먹은’ 이들이 빠져나갈 구멍만 넓어진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신용시장 왜곡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통상 신용시장은 고신용자·성실상환자일수록 인센티브가 부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대출 원금 감면·신용사면 등 연체자 구제 조치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고신용자들에게 높은 대출이자를 물리다보니 모순이 발생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대선을 3개월여 앞두고 표심을 의식해 지나친 현금살포·선심성 정책에 몰두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금융위가 내놓은 개선안에 따르면 이번에 채무조정 대상이 된 채무 금액만 2조9000억원(37만2000건)에 달한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6618304&code=61141111&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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