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외국인 대출 점검] ② 신용대출 받아 집 사는 '외국인 영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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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37회 작성일 21-10-12 10:19본문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국내에서 주택을 구입하는 외국인들이 신용대출을 받아 집값에 보태겠다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외국인들도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서 투자)' 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상을 알아보니 지난해부터 신용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대출 문턱도 높아지고 상황인데다, 외국인은 내국인보다 신용대출을 받기가 까다롭고 대출한도도 연봉수준만큼 나오기가 매우 힘들다.
다만 국내에 체류중인 고소득 외국인의 경우 국내 은행에서 여전히 1억원대 신용대출이 가능하며, 외국 은행으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확인할 수 없는 실정이어서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 신용대출 받아 집값 보태겠다는 외국인 100여명
12일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와 아이뉴스24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부터 지난 5월까지 서울·경기에서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주택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한 외국인 4천36명 중 144명은 주택구입을 위해 신용대출을 받겠다고 명시했다.
이들이 신용대출로 동원하겠다고 기입한 금액은 1인당 평균 7천130만원이다. 이 가운데 1억원 미만으로 신용대출을 받겠다고 명시한 사람은 116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주택자금조달계획서를 작성할 때 신용대출을 받았다면 금융거래확인서, 부채 증명서, 금융기관 대출신청서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금액을 증명하는 서류가 필요하다.
내국인들처럼 외국인들도 국내의 주택을 구입할 때 신용대출 등까지 끌어서 '영끌' 투자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무턱대고 주택자금조달계획서에 1억원 이상의 신용대출을 조달하겠다고 명시한 대출자들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연소득 8천만원 이상의 고소득자가 1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받으면 40%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하기로 했다. 이 때 1억원 이상의 신용대출을 받아 1년 이내에 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신용대출을 2주안에 회수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은행들이 가계부채 증가폭을 조절하기 위해 신용대출 취급을 중단하는 등 대출 절벽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신용대출 규제 이전에 주택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한 사람도 있겠지만, 1억원 이상의 신용대출을 받겠다고 한 외국인들은 어떻게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것일까.
우선 이들이 자국의 은행으로부터 신용대출을 받아 조달한다면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 외국은행에서 조달한 대출금은 국내 은행법과 상관이 없기 때문에 이를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앞서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국인이 외국 현지 은행에서 받은 대출은 그 나라 법에 따라 처리되는 것이지 우리나라 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다른 경우도 있다. 외국인이 우선 무턱대고 1억원 이상의 신용대출을 받겠다고 주택자금조달계획서를 써냈다가 관련 계획을 철회를 하는 경우다.
실제로 지난 3월 현대2차아파트 전용면적 198㎡를 매수한 미국인 A씨는 주택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신용대출 4억2천만원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를 조달할 수 없어 나중에 신용대출 대신 개인이 보유한 부동산 처분 대금으로 4억2천만원을 메웠다.
또 분양 주택에 당첨이 된다면 잔금을 치를 때 신용대출을 받았다는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되기 때문에 일단 주택자금조달계획서를 내고 보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B씨는 지난해 분양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도시형생활주택 '펜트힐 캐스케이드'를 13억4천600만원에 매수하면서 신용대출 8억원을 받아 집값에 보태겠다고 명시했다. 외국인 C씨는 개포주공4단지를 재건축한 '개포프레지던스자이'를 매수하면서 신용대출로 4억6천6만원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펜트힐 캐스케이드와 캐포프레지던스자이는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신고 시점에는 신용대출 실행 전이었다"며 "이 두가지 경우처럼 분양의 경우 잔금일까지만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 외국인 신용대출 실상은?…"본점 주관적 평가로 1억원대 대출도 가능"
그럼 국내 은행에서 외국인의 신용대출을 받는다고 할 때 대출한도는 얼마나 나올까.
우선 하나은행과 전북은행은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전용 신용대출 상품이 있으며 각각 대출 한도는 최대 3천만원, 2천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전용 신용대출 상품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시중은행에서 외국인에게 신용대출은 가능하다.
다만 내국인보다 외국인에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외국인은 국내에 체류하더라도 국적자가 아니기 때문에 대출을 해주고도 상환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개인의 신용 등을 평가하기도 더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실제 사례를 추적해보니 지난 2019년 8월 국내의 한 대기업에 영입된 독일인 임원 D씨는 지난 3월 급여계좌가 있는 국내 시중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기 위해 대출 한도를 문의했다. 서울 용산에 거주하는 그가 인천의 송도신도시로 이사를 가면서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연봉이 6억원이었던 그의 신용대출 한도는 약 1억5천만원 정도였다. 연봉의 25% 수준에 불과하자 D씨는 기대보다 낮은 대출 한도에 대출을 받지 않았다.
D씨의 경우처럼 지금도 이론적으로는 1억원대 대출도 가능하다는게 은행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사의 경우 외국인의 신용대출은 상품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며 지점에서 인위적으로 할 수 없고 본점에서 승인을 해줘야 한다"라며 "본점의 승인이 된다는 것은 승인권자가 어느 정도 채권 보존이 된다고 판단됐을 경우에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근무이력이나 신용도, 근로소득 등과 같은 일정 조건을 보며 장기적으로 국내에서 체류하고 본국으로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하는 것"이라며 "특히 국내의 장기 체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은 결국 사람이 판단할 수 밖에 없으며 대출 한도는 1억원대까지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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