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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 상환? 어디서 들어봤더라"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한 뒤 곧바로 다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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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45회 작성일 21-06-04 09:16

본문

피의자 손목 붙잡고 "당신, 보이스피싱이지?"

지난 1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온 두 시민은 "무언가 수상하다는 느낌이 있다. '촉', 촉이 와서 일단 신고했다"고 입을 모았다. 

 

뉴스1에 따르면 평범한 사람들은 느끼지 못하지만 베테랑 경찰들은 공감하는 이 무엇. 바로 범죄 현장에서 느껴지는 '촉'이다.

 

두 시민은 보이스피싱 수금책 검거를 도와 이날 표창과 검거 보상금을 받았다. 회사원 A씨와 택시기사 B씨의 경찰관 못지 않은 예리한 보이스피싱 수금책 검거 사연을 들어봤다.

 

지난달 25일 낮 12시쯤. 광주 서구 농성동 한 웨딩홀 앞에 있던 회사원 A씨는 낯선 모습을 목격한다.

 

웨딩홀 주차장 구석의 캄캄한 곳에서 돈을 주고 받는 사람들. 한 눈에 봐도 엄청난 금액의 돈다발이 오갔다.

 

'마약 거래인가? 사기인가?' A씨는 슬금슬금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돈과 물건을 교환하는 것이 아닌 한명이 다른 한명에게 일방적으로 돈을 건네는 상황. '대출금', '상환' 등의 목소리가 작게나마 들렸다.

 

'대출금? 상환? 어디서 들어봤더라…' 생각 끝에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한 A씨. 곧바로 가까이 다가가 피의자의 손목을 붙잡았다. "당신, 보이스피싱이지?"

 

당황한 피의자는 "무슨 말이냐, 보이스피싱이 아니다. 당신 누구냐"며 "지금 돈을 주지 않으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돈을 빨리 달라. 나는 얼른 가봐야 한다"고 외려 피해자를 다그쳤다.

 

A씨는 "절대로 지금 돈을 건네면 안된다"고 피해자를 만류하며 피의자의 손목을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세게 주었다.

 

즉시 112로 신고한 그는 출동 중인 경찰관과도 계속해서 전화를 이어가며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시간을 끌었다.

 

경찰 도착 후에도 피의자의 발뺌은 계속됐다. 그러나 경찰관과 A씨는 계속해서 그를 추궁했고 결국 피의자는 범행을 실토했다.

 

피해자는 900만원을 주면 2500만원을 대출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피의자에게 돈을 건네려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현장에서 피의자의 휴대폰을 압수해 총책과 연락한 정황 등을 포착하고 그를 현행으로 체포했다.

 

유난히 많은 비가 내린 지난달 28일 오후 3시50분쯤. 한 택시기사가 갓길에 차량을 정차하고 창문 밖 누군가를 주시하고 있다.

 

한참 누군가를 지켜보던 택시기사 B씨. 이윽고 경찰에 전화해 "내가 방금 손님으로 보이스피싱 수금책을 태운 것 같다"고 말한다.

 

앞서 B씨는 이날 광주 동구 한 사거리에서 손님을 태웠다. 목적지를 묻는 B씨의 물음에 손님은 "염주동 00은행 ATM기기"라고 대답했다.

 

'무슨 ATM기로 가달라는 사람이 다있나' 생각한 B씨는 이 이상한 손님이 궁금해졌다.

 

목적지까지 가는 도중에 밖에 내리는 비 이야기, 창 밖 사람들 이야기 등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갔다. 손님은 자신을 타지에서 출장 온 회사원이라고 소개했다.

 

'ATM기기를 관리하는 직원인가?' 안심할 때 쯤 목적지에 도착한 손님이 현금 5만원을 건네며 "잔돈은 4만원만 주세요"라고 말했다.

 

요금은 겨우 6400원. 왜 만원권만 받으려는 것일까 생각하던 중 얼마 전 동료 택시기사와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보이스피싱 수금책들은 주로 택시로 이동하고 현금을 사용한다'는 것. 촉이 온 B씨는 손님을 내려준 뒤 자연스레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다시 그를 내려준 ATM 지점에 돌아왔을 때도 손님은 여전히 기기 앞에 있었다. 간판을 보니 마침 '00은행 무인 ATM 지점'. B씨는 즉시 그를 신고했다.

 

이윽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은 총책에게 돈을 입금하고 있던 피의자를 현행 체포했다. 검거 당시 그는 피해자에게서 얻어낸 1500만원을 입금하고 있었다. 경찰은 이 중 아직 송금하지 않은 390만원을 회수했다.

 

서로의 사연을 들은 A씨와 B씨는 "대단한 일을 하셨다"며 칭찬을 이어갔다.

 

A씨는 "사실 범인을 붙잡고 경찰을 기다리면서도 혹시나 '보이스피싱이 아니면 어쩌지'하는 불안감이 있었다"며 "나의 눈썰미가 틀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의로운 일을 하는 용감한 시민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택시기사 B씨는 "다른 택시기사들과 모여 보이스피싱 관련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정보 공유도 해왔다"며 "평소 관심을 갖고 궁금해 한 결과다. 이 사연을 다른 운전자들에게도 전해 범죄 퇴출에 택시기사들이 큰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낮은 금리의 대출상품을 소개하거나 전화 통화 중 '은행법 위반, 약관 위반, 보낸 직원에게 현금으로 갚아라'는 등의 말은 100% 사기 수법"이라며 "일반 시민들께서도 보이스피싱 범죄의 특성을 인지한 뒤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출처-https://www.segye.com/newsView/20210602514028?OutUrl=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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