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구조조정 물량 최대 23조원…저축은행·캐피탈·증권 등 "제2금융권 예상 손실 8조∼13조8천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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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60회 작성일 24-05-13 14:35본문
(톱스타뉴스 김윤교 기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13일 발표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기준 개선방안'에 따라 전체 230조원 규모인 PF 사업장의 5∼10%가 재구조화와 매각 등 구조조정 타석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추가 충당금 적립과 경·공매가 진행되면서 제2금융권은 수조원대 추가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유의·부실우려' 사업장 최대 23조원…하반기부터 본격 매물 나올듯
금융당국에 따르면 PF 사업성 평가기준 개선으로 사업장 등급은 현행 3단계(양호, 보통, 악화우려)에 4단계(양호, 보통, 유의, 부실우려)로 확대된다.
현재 '악화우려' 사업장은 금융사가 대출액의 30%가량을 충당금으로 쌓아야 하는데, 앞으로 '부실우려' 사업장은 충당금을 회수의문 수준인 75% 수준으로 쌓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전체 사업장 중 90∼95%가 정상 사업장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나머지 중 약 2∼3%가 경·공매가 필요한 '부실우려'로, 3∼7%가 재구조화·자율매각이 필요한 '유의'로 분류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말 기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규모가 약 230조원임을 고려하면 최대 7조원 규모가 경·공매로 나오고, 재구조화까지 포함한 구조조정 물량 규모는 23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본부장은 "작년에도 일부 경·공매가 나오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경·공매가 이뤄진 곳은 많지 않았다"며 "충당금을 75%까지 쌓아야 하면 경·공매를 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되므로 물량이 훨씬 더 많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6월 금융사가 사업성 평가를 진행한 것을 금감원이 7월에 점검하고, 8월 결과를 조정하면 이후 9월부터는 시장에 구조조정 매물이 순차적으로 나오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공매에서 1차적으로 물량을 소화하고, 팔리지 않는 매물에 대해서는 자체 업권별 펀드, 은행·보험업권의 신디케이트론(최대 5조원) 등을 통해 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밑단은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캠코 펀드(1조1천억원)에서 받치는 구조가 예상된다.
특히 금융당국은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에 대해 계획서를 징구·점검하고, 미진 시 현장점검에 나서는 등 사후관리를 강화해 '유의' 사업장에 대해서도 매각을 적극적으로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업장 계획서를 받고, 이를 점검하고 사후관리 이행사항까지 보겠다는 것은 강력하게 사후 관리를 통해서 매각시키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 2금융권 수조원대 추가 손실 전망…긴장감 고조
이번 개선방안으로 브릿지론·토지담보대출 등 고위험 부동산 PF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 등 중소금융업권의 추가 손실이 커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지난달 발표한 저축은행·캐피탈·증권 등 3개 업종 스트레스 테스트에 따르면 제2금융권의 부동산 PF 관련 예상 손실은 시나리오별 최소 8조원에서 최대 13조8천억원에 달한다.
업권별 최대 손실액은 저축은행 4조8천억원, 캐피탈 5조원, 증권사 4조원 등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이들 업종의 충당금은 약 5조원 정도로 최소 3조1천억원에서 최대 8조8천억원의 추가 손실이 예상되는 셈이다.
증권과 캐피탈은 작년 이익이 각각 3조원 이상으로, 올해 이익에서 충당금을 일정 부분 충당할 수 있지만, 작년 5천억원의 손실을 낸 저축은행은 증자를 더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혁준 본부장은 "가장 보수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때 저축은행은 연간 적자가 2조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며 "증권, 캐피탈 업종에서도 리스크에 취약한 회사가 있는데 대주주가 증자해줄 능력이 되지 않으면 경영권이 변경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유도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작년부터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대해 감독 기준 이상으로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도록 지도해 왔기 때문에 추가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더라도 부실 가능성은 작다는 입장이다.
박상원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금융권 충당금 적립 총액이 100조원가량 된다"며 "사업성 평가 기준 개편으로 늘어나는 충당금 적립 규모는 이에 비해서는 매우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도 "충당금을 쌓더라도 2금융권 자본비율이 1%포인트(p)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개별 저축은행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충당금 적립을 시기적으로,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부동산 PF 연체율 급등에도 만기연장만…구조조정 적기 놓쳤다는 평가도
금융권에서는 당국이 그간 '레고랜드 사태' 이후 PF 리스크가 본격화했음에도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어려운 사업장에 대출 만기 연장으로 부실을 이연시켜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부동산 PF 부실과 이에 따른 제2금융권 리스크 확대는 작년과 올해 국내 경제·금융의 최대 '뇌관'으로 꼽혀왔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 PF(본PF·브릿지론) 대출잔액은 135조6천억원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전년 말(130조3천억원)보다 5조3천억원 늘었다.
수익성 및 자금 회수에 문제가 생긴 사업장이 늘면서 작년 말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70%로 2022년 말 1.19%에서 급등했다.
특히 증권(10.38%→13.73%), 저축은행(2.05%→6.94%), 여신전문(2.20→4.65%), 상호금융(0.09→3.12%)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 중이다.
여기에 위험 특성이 유사한 토지담보대출 및 채무보증 약정, 새마을금고 대출분도 추가하면 작년 말 기준 부동산 PF 시장 규모는 약 230조원으로 불어나는데, 이러한 유사 PF까지 포함할 경우 대출 연체율은 더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총선 이후 정부가 틀어막은 부실이 한꺼번에 터지는 것 아니냐는 '4월 위기설', '5월 위기설'이 반복돼 왔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이에 대해 "그때(레고랜드 사태 직후) 구조조정에 착수했으면 아마 파괴적인 구조조정이 일어났을 텐데 지금은 구조조정이 지연됐다는 평가가 있을지언정 연착륙을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은행·보험업권의 신디케이트론 조성에 대해서도 당국의 '팔 비틀기'로 금융사에 리스크 부담을 강요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권 사무처장은 "금융사도 완전 부실을 강제적으로 인수하는 게 아니고 내부 이사회를 거쳐 인수하게 된다"며 "은행 수익이 20조원이 넘고 보험사도 7조원가량이어서 그럴 여력이 있고, 금융사는 최대 이해관계자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책임 있게 해결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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