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안재성 기자]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신용대출을 조이면서 은행들도 이에 맞춰 신용대출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5대 은행 중 네 곳이 일반신용대출 가산금리를 상향조정했으며, 특히 신한은행의 상승폭이 제일 컸다.
29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을 제외한 네 곳의 9월 일반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가 모두 8월 대비 오름세를 보였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신한은행이었다. 신한은행의 9월 일반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2.55%로 8월의 2.47%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
NH농협은행(9월 2.50%)은 0.05%포인트, 하나은행(9월 3.88%)은 0.04%포인트, KB국민은행(9월 2.83%)은 0.01%포인트씩 각각 올랐다.
5대 은행 중 우리은행만 유일하게 가산금리가 내렸다. 우리은행의 9월 일반신용대출 가산금리는 2.40%로 8월(2.47%) 대비 0.07%포인트 떨어졌다.
가산금리의 상승은 곧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러졌다. 신한은행은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가 8월 2.39%에서 9월 2.54%로 0.14%포인트나 뛰었다. 역시 5대 은행 중 가장 큰 상승폭이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2.75%에서 2.87%로 0.12%포인트, 농협은행은 2.51%에서 2.62%로 0.11%포인트씩 각각 올랐다. 국민은행은 0.03%포인트 상승했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기준금리+가산금리-가감조정금리’로 책정된다. 따라서 가산금리가 상향될수록 대출금리도 같이 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시중금리대로 움직이는 대출 기준금리와 달리 대출 가산금리는 임대료, 인건비 등 은행의 비용과 이익을 반영해 산정된다. 즉, 대출 가산금리가 상향된다는 것은 곧 은행이 더 많은 이익을 수취하게 되고, 소비자에게는 불리해진다는 뜻이 된다.
은행의 신용대출 가산금리 인상은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 방침에서 비롯됐다. 지난 8월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신용대출 규제를 시사한 데 이어 9월 금융당국이 은행들에게 신용대출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자체적으로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맞춰 은행들은 고소득자 대상 신용대출의 한도를 낮추고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동시에 일반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대출 가산금리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증가세를 누르려면 금리를 올리는 게 가장 효과가 높다”며 “금리인상은 금융당국에 제출한 신용대출 축소 안에 포함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 그간 은행이 가산금리를 올리려 해도 소비자를 힘들게 하면서 은행 이익만 늘린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이 막아 왔다”며 “그런데 지금은 거꾸로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가산금리 상향을 종용하니 은행들도 거리낌 없이 인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용대출 금리인상은 대출 증가 규모를 낮추는 데 효과를 발휘했다. 5대 은행의 10월 신용대출 증가액은 1조6401억원에 그쳐 9월(2조1121억원) 보다 22% 줄었다. 8월(4조705억원)과 비교하면 60%나 급감한 수치다. 금융당국이 본격적인 신용대출 규제를 가한 9월부터 뚜렷한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신용대출 가산금리가 뛸수록 결국 소비자들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지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출처 : http://www.segyebiz.com/newsView/20201029511659?OutUrl=naver